[2022 월드컵] 스위스 주목할 선수 다섯 명
- 유럽 챔피언 이탈리아 제치고 예선 통과
- 수비 불안 노출한 네이션스 리그에서는 부진
- 그러나 재능 넘치는 중원진으로 승부 건다
지난 몇 년간 스위스는 성공적인 행보를 걸었다. 스위스는 유로 2020에서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를 꺾은 후 8강까지 올랐고, 스페인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이어 스위스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손색 없는 모습을 보였다. 무라트 야킨 감독이 이끄는 스위스는 유럽 예선에서 5승 3무, 15득점 2실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유럽 챔피언’ 이탈리아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그렇게 부풀어 가던 스위스를 향한 기대치는 올해 들어 부침을 겪었다. 스위스는 두 차례의 평가전과 네이션스 리그에서 네 경기를 치르는 동안 포르투갈에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해당 기간 스위스의 성적은 1승 1무 4패였고, 무려 10실점을 헌납했다. 수비력에 문제점을 노출한 야킨 감독 체제의 스위스는 유럽 예선에서 보여준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되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스위스 대표팀의 핵심 선수 다섯 명을 소개한다.
얀 좀머 (33세, 골키퍼) - No. 1
좀머는 말 그대로 스위스의 ‘수호신’이다. 페널티 선방 능력이 뛰어난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이미 여러 차례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에서 활약 중인 좀머는 2012년 오트마어 히츠펠트 감독 시절 스위스 국가대표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로 2016과 2020에 출전하며 A매치 74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이다.
좀머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스위스의 모든 경기에 출전해 단 두 골만을 허용했다. 카타르에서 스위스와 같은 조에 속한 브라질, 세르비아, 카메룬 모두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기에 조머가 버티고 있는 스위스의 수비는 팀의 성공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리카르도 로드리게스 (30세, 레프트백 / 중앙 수비수)
로드리게스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는 어린 시절 U-17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로드리게스는 소속팀 볼프스부르크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 149경기에 출전해 DFB 포칼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잠시 PSV 에인트호번에 몸을 담았던 그는 AC 밀란을 거쳐 이제는 토리노에서 뛰며 이제는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중앙과 왼쪽 측면을 가리지 않고 뛰는 그의 다재다능함과 풍부한 경험은 스위스의 수비 라인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스위스는 니코 엘베디와 마누엘 아칸지가 중앙 수비진 조합을 맞출 전망이다. 즉, 카타르에서 로드리게스의 포지션은 왼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
A매치 98경기 9골을 기록 중인 로드리게스는 센추리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단 한 경기에만 결장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선발 출전했다. 스페인과 칠레 혈통의 로드리게스는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정확한 왼발을 자랑하며 측면에서 공격에 가담하며 올려주는 크로스도 위협적이다.
그라니트 자카 (29세, 수비 미드필더) - No.10
자카는 A매치 104경기 12골을 기록 중인 스위스 대표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카는 스위스의 주장이다. 바젤의 코소보와 알바니아 출신 가정에서 태어난 자카(그의 형 타울란트는 알바니아 국가대표) 종종 지나치게 거친 태클로 곤경에 처하기도 하지만, 볼을 소유했을 때 그가 발휘하는 영리함은 단연 돋보인다.
자카는 유럽 예선에서는 부상 탓에 단 두 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해 스위스 대표팀이 치른 여섯 경기에 전부 선발 출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0경기,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200 경기 이상을 소화한 자카에게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큰 동기부여다.
레모 프로일러 (30세, 중앙 미드필더) - No.8
스위스의 중원진에서 또다른 핵심은 프로일러다. 그는 2016년 아탈란타로 이적한 후 주장 완장까지 차지하며 200경기 이상을 출전했다. 프로일러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구단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했다. 그는 아직 새로 승격된 노리치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지는 못해 종종 벤치에서 교체 선수로 출전하고 있다. 스위스 대표팀에서는 46경기 4골을 기록 중인 프로일러다.
프로일러도 자카처럼 경합에 적극적이지만, 패스 능력도 좋은 편이다. 그는 경기를 읽는 시야가 돋보이는 중원 자원이다. 프로일러는 이를 파악한 야킨 감독의 키 플레이어가 됐다. 프로일러는 자카와 함께 카타르에서 스위스의 중원을 책임질 전망이다.
세르단 샤키리 (30세, 공격 미드필더 / 윙어) - No.23
165cm의 단신에 탄탄한 체구로 유명한 샤키리는 A매치 106경기 26골로 현재 스위스 대표팀에서 가장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선수다. 이는 하인츠 헤르만(118), 알랭 가이거(112),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108)의 뒤를 잇는 스위스 역대 4위 기록이다. 샤키리는 분데스리가 우승 3회, 프리미어 리그 우승 1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2회 등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다. 지난 2월 그는 MLS로 떠나 시카고 파이어에서 활약 중이다.
스위스의 부주장 샤키리는 야킨 감독이 꼽는 핵심 선수다. 그는 중원진과 공격진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의 주된 역할은 공격진 바로 뒤에서 지원사격을 해주는 것이다. 그는 유럽 예선에서 6경기 1골 5도움을 기록했다. 샤키리는 자카와 프로일러가 버티고 있는 스위스의 단단한 중원진 덕분에 마음껏 상대 골문으로 쇄도하며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간다.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도 뛸 수 있다. 야킨 감독은 스위스가 브릴 엠볼로, 하리스 세페로비치, 슈테벤 추버, 레나토 슈테펜 등 포워드 자원이 워낙 많아 잦은 로테이션을 가동하지만, 샤키리는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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