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글로벌 경제 -

폴란드 대통령 참관하에 K2 첫 실사격 훈련장면 / 계약 체결 과정

by 채소아빠 2023. 4. 10.

협정 체결을 기념하는 대한민국과 폴란드

2022년 7월 27일에 대한민국과 폴란드 간에 체결한, 한화로 약 20조 원 규모인 기본협정과 그에 따른 방위산업협력이다.

상단 사진의 좌측부터 각각 KAI 대표 안현호, 현대로템 대표 이용배,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부총리 겸 국방장관, 한화디펜스 대표 손재일, PGZ(폴란드 군비 그룹) 대표 세바스티안 흐바웨크(Sebastian Chwałek)이다.

 

수출물량

 

 














 







 

협상 체결 과정

폴란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켜보고는 러시아의 위협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는, 만일의 위협을 대비해 군의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키우기로 결정했다.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2.5% 수준까지 증액하고 2035년까지 5240억 즈워티(한화 약 151조 4720억 원)를 투입해 군대를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5만 명이었던 정규군은 25만 명으로, 2만 명이었던 향토방위군은 5만 명으로 대폭 확대해 폴란드군을 현재의 2배 정도 규모로 키워서 북대서양 조약기구 중에서도 매우 규모가 큰 군대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방비도 GDP의 5%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적성국과 항상 전쟁을 각오해야 하는 이스라엘이 GDP 대비 국방비가 5.2%, 역시 북한과 언제든지 군사적 마찰을 상정해야 하는 대한민국은 2.43%가량 되니 국방비를 5%나 지출하겠다는 것은 거의 전쟁 발발이 임박한 위기상황에서나 생각할 만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국방비는 GDP 대비 2%가량이 적정선으로 권장되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폴란드가 얼마나 큰 안보위협을 느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여기서 대한민국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지만, 그건 그저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GDP가 폴란드의 약 3배로 두 나라보다 훨씬 커서 그럴 뿐이고 군사력을 생각하면 국방비의 절대적인 액수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사실 대한민국이 더 높을 뿐이지 폴란드 역시 유럽에서는 GDP가 꽤 높은 나라기도 하다. 게다가 대한민국 국군은 폴란드와 달리 징병제이기 때문에 모병제 국가에 대비하면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강군 육성을 위한 폴란드의 병기 조달 방안 중 하나로 2022년 7월 27일 대한민국과 맺은 K-2 흑표·K-9 자주곡사포·FA-50 구매에 대한 기본협정의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각 업체별로 세부적인 계약 조정도 진행된다. [1] 이는 MOU라 불리는 양해각서와는 달리 강제력이 있어 체결한 이상 함부로 취소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양국 간 방산거래가 확정단계에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기본협정 체결날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폴란드 국방부 본부에서 열린 협정 체결식에서 "대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지상·공중 전력의 공백을 메꿔야 했는데 기술, 가격, 도입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무기 체계가 가장 적합했다.", "K-9 자주포는 기술을 인정받고 있어서 빠르게 도입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FA-50) 대표와 이용배 현대로템(K-2) 대표, 손재일 한화디펜스(K-9) 대표 등 대한민국 내 방산기업체 대표와 브와슈차크 장관, 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부장, 아르투르 쿠벨 군비청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폴란드는 신형 전차인 K-3 전차와 KF-21 보라매의 개발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제 무기류를 대량 도입하는 상황에서 그 지원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후속 기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 방산 수출국에서 첫 무기도입에 출혈 경쟁이 일상인 것도 이런 경로의존성을 노리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경로의존성이 역방향으로도 작용하는데, 폴란드는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 개발 전차인 MGCS 사업에 참가를 희망하였으나 거절당한 사례가 있다. 이에 관해서는 독일 측의 정치적인 의도를 포함해 폴란드 측 요구사항이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는 익명의 인터뷰가 있다.

양국의 협상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침공한 직후 동구권 무기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게 넘겨주면서 급진전되었다고 한다. 폴란드군이 2022년부터 도입을 시작할 무기규모는 각각 K-2 흑표 1천 대, K-9 자주곡사포 및 파생형 모델을 포함한 672문, FA-50 48대 규모이다. K-9 672문은 현재 대한민국에 배치된 수량의 60%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함께 도입할 예정인 K-10 탄약보급장갑차와 K-11 사격통제지휘차량의 정확한 도입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는 K-2 흑표 180대를 먼저 도입한 뒤, K-2PL 개발 후 450대를 2030년까지 인도받고 나머지 370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며, K-9 자주포 역시 48문을 인도받고 K-9PL 624문 중 일부는 대한민국에서, 일부는 현지에서 라이선스 생산한다. FA-50은 12대를 우선 인도받은 뒤 블록 20 사양의 FA-50PL 36대를 나중에 인도받는다. 기존의 인도 분량 역시 블록 20 사양이 인도되면 모두 블록 20 사양으로 추가로 개량된다.

협정 체결식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KAI는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국제 비행학교를 폴란드에 설립 할 예정이다. 그동안 중부 유럽 국가에는 조종사 양성 교육기관이 없어 조종사 대부분이 미국에서 교육을 받아야 해서 불편했다. 폴란드에 국제 비행학교를 설립한다면 미국의 F-16 조종사와 호환 교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같은 서방권인 중부 유럽의 자체적인 항공 역량의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이 지난 2022년 8월 26일, K-2 흑표 180대와 K-9 자주곡사포 212문을 공급하는 첫 번째 행정협정(executive agreement)이 체결되었다.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인 브와슈차크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계약의 세부 사항으로는 K-2 및 K-9A1의 120mm, 155mm 포탄 및 기관총 탄약과 폴란드 병사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포함한 K-2 전차 패키지가 33억 7천만 달러, K-9A1 자주포 패키지 24억 달러이다.

훈련 프로그램은 2022년 10월부터 대한민국에서 진행되는 폴란드 육군 제16기계화사단 소속 병사가 수료할 예정이다. K-2 전차 180대는 폴란드 북부에 주둔하는 제16기계화사단 예하의 9 기갑기병여단과 15 기계화여단, 그리고 20 기계화여단에 배치하고 K-9A1 212문도 16 기계화사단 예하 9 기갑기병여단, 15 기계화여단, 20 기계화여단, 11 포병연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또 같은 해 9월 내에 FA-50 항공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2023년에는 12대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 FA-50 항공기 12대는 마조비에츠키에 에 있는 군용 공항에 주둔시킬 계획이다.

2022년 9월 7일, 폴란드에서 개최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2)에서 현대 로템과 PGZ는 폴란드 내에 K-2 전차 1천 대 및 장갑차량을 제조하기 위한 생산 시설 구축과 차세대 전투 차량의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협정(partnership agreement)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세부 내용으로는 K-2PL 전차 1천 대를 폴란드내에서 생산하고 정비하기 위한 생산 시설 구축과 향후 현대 로템에서 개발할 K-3 전차, 폴란드형 K808장갑차량, 지상 무인 시스템에 개발에 대한 공동협력이 포함되었다. 또한 향후 폴란드에 건설될 생산 시설은 현대 로템의 전차나 장갑차를 도입할 의향이 있거나 도입한 주변 유럽 국가에게 판매 및 정비를 위한 유럽 내 거점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