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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국제 여성의 날 설명과 각국의 모습

by 채소아빠 2023. 3. 9.

1908년 미국의 1만 5천여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해 제정한 날. 문화어로는 국제부녀절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International Women's Day라고 한다.

매년 3월 8일로, 여성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는 날이다. 정치적 행사로 시작된 이 날은, 현재는 여러 나라의 문화 속에 녹아들어 간 상태이다.

상징색

세계 여성의 날 공식 웹사이트는 보라색, 초록색 그리고 흰색이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소개한다.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을 상징합니다. 녹색은 희망을 상징하죠. 흰색은 순결을 상징하지만, 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이 색들은 1908년 영국의 여성사회정치연합(WSUP)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8일은 여성들이 사회, 경제, 정치 등 전반에 걸쳐 얼마나 많은 것들을 싸워서 쟁취했는지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이 됐다.
그러나 여성의 날의 기원을 살펴보면 당시 여성 노동자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거리에 나와 동등한 권리를 위해 투쟁했는지 알 수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이 공휴일인 국가(적색), 여성에게만 휴일인 국가(주황색), 휴일 아닌 기념일인 국가(노란색)



유래가 유래인 만큼 주로 구 공산권 국가들에서 더 중요시 여긴다. 체코에서는 공산정권 시기 3월 8일마다 대대적으로 소련식 군중대회를 했었는데, 민주화된 이후에는 구정권의 상징으로 여겨져 기념일에서도 빠지게 되었다. 다만 이건 체코가 예외적인 상황이고, 어쨌든 의미는 있기 때문에 슬로바키아나 폴란드, 발트 3국, 헝가리 등 반소감정이 센 나라라도 기념일로 여전히 지정되고 있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몬테네그로, 벨라루스 등에서는 여전히 공휴일이다. 이탈리아나 브라질, 포르투갈, 칠레처럼 딱히 공산체제가 들어선 적이 없는 나라라도 기념일로 지정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몇몇 국가에서 이 행사는 원래의 정치적 색채를 잃고, 어머니날이나 밸런타인 데이처럼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행사로 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세계 여성의 날은 여전히 페미니즘 등의 정치적 문제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으며, 국제적인 여성들의 투쟁에서 이어지는 정치적, 사회적 자각을 잘 드러내주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2020년 3월 스페인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폭증해 인구밀도가 높은 포르투갈의 리스본까지 평소에 사람이 많던 트램에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그 와중에 이날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무리하게 강행해 마드리드에서 12만, 바르셀로나에서 5만이 운집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대규모 집회가 전파의 트리거가 됐는데 스페인 내에서도 양성평등부 장관이 확진되었고# 확진자도 가면 갈수록 폭증할 뿐만 아니라, 이 행사에 참가한 한국인도 감염됐다. 더군다나 저 참가 인원이 스페인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대거 참가한 만큼 코로나19의 새로운 발화 지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 

이 날이 되면 꼭 여기저기서 왜 남성의 날은 없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있다. 매년 11월 19일이 국제 남성의 날이다.

 

여성의 날은 어떻게 기념할까?

세계 여성의 날을 공식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나라들도 있다. 러시아가 대표적인 경우다. 러시아에선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꽃 매출이 두 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에 여성들에게 미모사 꽃을 선물한다. 이 전통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로마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3월을 여성의 달로 지정해, 미국 대통령이 매년 여성들의 업적을 축하하는 성명을 낸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초기 시절 세계 여성의 날은 사회주의 운동에서 유래된, 사회주의 성향의 기념일이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뜻있는 소수에 의해서만 치러지는 작은 행사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은 1985년에 가서야 일부 해소되었는데, 그때서야 비로소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개적으로 기념할 수 있었다.

1984년부터 매년 3월 8일을 전후해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전국여성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국여성대회를 개최, 기념식과 여성축제, 거리행진, 여성문화제 등의 행사를 한다. 또 여성노동자들의 현실과 당면요구에 대한 확인 결의 및 단결, 소외되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한 대중적 공감대 형성, 여성고용·실업문제 해결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예를 들어 1994년과 1998년에는 고용안정과 사회적 평등, 1999년에는 고용안정과 조직확대, 2000년에는 여성노동자 조직확대와 비정규직 여성 권리확보 등을 주제로 전국 또는 한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하였다.

노회찬 전 의원이 매년 여성의 날마다 주변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2018년에 "여성의 날"이 법정기념일이 되었다. 한국사회 여성들의 현실을 알리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날로, 2021년 37회째를 맞는다. 국내 사이트인 다음 과 네이버 헤드라인에서 해당 날짜를 기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8일 세계 여성의 날 축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비롯해 여성들에게 더욱 힘들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생각하며, 꿋꿋하게 여성의 지위를 높여온 모든 여성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2021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등 예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소셜미디어 캠페인부터 화상회의를 활용한 행사까지 전 세계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 여성의 날을 준비하고 기념했다.

2022년은 다음 날이 20대 대선이기 때문에 조용히 지나갔다.

 

북한에서는?

북한은 이 날이 공휴일이다. 의외로 남한과는 달리 이 날이 꽤 인지도가 있는 날이라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다. 공산주의자가 만든 날이니 그럴 만도 하다. 3.8 국제부녀절이라고 부르는 이 날 만큼은 여성이 굉장히 대우받는다고 한다. 평양에서는 옥류관을 비롯한 유명 음식점에서 여성 고객을 위한 특별 메뉴나 서비스를 내놓기도 하며, 이런저런 예술단들이 축하 공연을 개최하기도 한다.

어느 북한이탈주민은 "북한에서 이날 여자들은 회사에 출근은 하지만 집에서는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안한다."면서 "손에 물도 못 묻히게 하고 아침 밥상까지 남편이 차려준다."라고 말했다. 일부는 일부러 이날까지 빨래를 잔뜩 쌓아놓기도 한다는 후문. 직장에서도 남자 직원들이 이날만큼은 여성 직원들에게 하다 못해 유리양말 하나라도 선물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2012년 국제부녀절은 김정일 사후 100일 동안 일체의 음주가무를 자제해야 했음에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성대하게 관련 행사들이 개최되었다. 이 날 평양대극장에서 은하수관현악단을 중심으로 한 축하 공연이 열렸는데, 이 공연은 김정은이 직접 보러 왔기 때문에 공연 직후 전국에 녹화방송되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무대에서도 '장군님 못 가십니다'며 울고불고하던 예술인들이 여유 있게 미소까지 띠고 연주하는 진풍경을 보여줬고, 객석에서 리춘히나 오극렬 같은 유명 인사들이 춤을 추거나 무대에 불려 나와 노래를 부르는 등의 모습도 연출되어 화제가 되었다.

 

중국에서는?

중국은 마오쩌둥 시절부터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을 추구해온 영향이 있어 중국에서는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성 직원들에게 반차를 주는 회사도 있다. 근래에는 타오바오나 징동 등 수많은 중국 쇼핑몰들이 상업적으로 활용하면서 이른바 여왕절이라 하여 할인 행사를 하기도 한다.

 

 

유엔에서는?

유엔 여성기구는 1996년부터 각 해의 주제를 공표해왔는데, 2021년 여성의 날 주제는 "여성의 리더십: 코로나 세상에서 평등한 미래 실현"이다. 유엔 여성기구 상임이사 훔질레 믈람보-응쿠카는 “모든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상황에서 여성과 소녀들이 다양성과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대변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이득을 주며 여성들이 사회에서 평등하게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끔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라고 말했다.

 

필요성은?

세계 여성의 날 캠페인은 세계경제포럼(WEF) 보고를 인용해 "우리 생에 그 누구도 완전한 성평등을 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후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여성기구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5년간의 성평등 진전이 날아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여성들은 더 많은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맡게 되면서, 경력이 단절되고 교육의 기회를 잃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여성들은 역사를 바꿨고 여성 운동은 계속됐다. 올해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가 첫 여성, 첫 흑인이자 아시아계 부통령으로 취임했다. 2019년 핀란드는 여성 정치인 5명이 이끄는 새로운 연립정부를 선출했으며, 북아일랜드에서는 여성들의 임신중지가 허용됐다. 수단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여성의 옷이나 행동을 통제하던 법이 폐지됐다.

 

 

 

 

 

 


 

2023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은 행사

8일 세계 여성의 날 115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개최됐다

한국여성의전화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시민들에게 장미 나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우리에게 빵(생존권)과 장미(참정권)를 달라”고 외치며 궐기한 것을 기리기 위해 지정됐다. 이후 유엔은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퍼포먼스 진보당과 여성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115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기자회견을 마치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8일 서울 역삼역 인근에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온라인 성폭력 생존자 보호를 촉구하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개최한  구글: 미션 실패 플래시몹이 열리고 있다.

8일 민주노총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종로구 종각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8일 민주노총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종로구 종각인근에서 열리고 있다.
 

 

성폭력 성차별 사라져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해결을 위한 제1586차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등 문구가 적힌 박스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날 다양한 행사에 참여한 단체들은 ‘여성폭력·성폭력 예방, 성별 임금격차 해소’등을 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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