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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

우리나라의 이름/국가명이 대한민국이 된 이유(대한제국/임시정부 추가 설명)

by 채소아빠 2023. 4. 11.

 

 

 

'한(韓)'의 기원


'나라 한·나라이름 한(韓)'자는 고대 중국의 전국시대 7개 국가(전국칠웅) 중 하나였던 한(韓) 나라의 국호를 표기하는 데 쓰이던 글자와 같다. 그러나 기원전 4세기 경에 한국의 고대 국가인 고조선의 군주가 왕을 칭한 이래 한 씨를 자칭했다는 기록이 있고, 준왕이 위만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익산에서 건마국의 왕으로 새 출발을 했을 때 한 왕을 자칭했다고도 전한다. 이 기록에 의하면 한은 고조선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 불리던 순우리말을 한자로 음차 표기하는 과정에서 생긴 국호가 '한(韓)'이라는 이름이다. 韓의 상고음이 '*ɡˤar(가르)'로 재구되며, 삼한 중 변한의 후예인 가야가 '가라(加羅)'라고도 불렸고, 옆나라 일본에서도 고대부터 韓을 'から(가라)'로 훈독한다는 점을 고려할 시, '한(韓)'으로 음차 된 삼한의 원래 순우리말 호칭은 '가라' 혹은 '가르'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외 한반도 북부 세력은 발(發), 맥(貊), 예(濊) 등을 썼고 한반도 남부 세력은 진국(辰) 또는 한(韓)으로 나타난다.

이후 한반도 중남부는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으로 불렸지만 원삼국시대에서 삼국시대 후기로 가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을 일컫는 의미로 변화했다. 삼국시대 당시 사람들은 주로 고구려를 삼한 중 마한, 신라는 진한, 백제를 변한에 대응시켰다. 여기서의 삼한이라는 명칭은 나라로서의 의미가 아닌 지역으로서, 혹은 문화적 계승의 의미로 확장되었다 보인다.

고구려 왕족 출신인 고현의 묘지명에서 고현을 요동삼한인이라고 지칭하고 있는 것을 보아, 고구려에서도 삼한은 '고구려, 백제, 신라'를 일컬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당고종의 조서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를 '삼한'이라고 지칭하거나, 고연수와 고혜진을 '마한 추장'이라고 일컫는 등, '삼한'이란 말은 고구려, 신라, 백제의 의미로 완전히 굳어졌다. 이는 신라인들은 백제와 고구려가 나당연합군에게 패망하고 통일신라가 성립된 사건을 '삼한일통'이라고 칭하고 자신들이 삼한을 통일했다는 자부심의 발로로써 나라의 별칭으로 '삼한'을 사용했다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이후 후삼국시대가 열리고 다시 이를 통일한, 즉 다시 한 번 삼한을 통일한 고려인들도 삼한을 통일했다는 자부심 때문에 여전히 나라의 별칭으로 삼한을 사용했다. 고려의 통일에 공을 세운 신하에게 내려진 공신 칭호가 '삼한벽상공신'이라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또한 외국에서도 넓은 의미의 요동처럼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 한민족의 거주지역을 뜻하는 관용적인 말로 쓰였고 그들도 그렇게 인식한 바 있다.

원삼국시대 한반도 남부의 소국연맹 마한, 변한, 진한을 삼한이라고 분류해 칭하는 것은 삼국지의 위서 동이전에서 유래한 것이며 현대 교육과정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원삼국시대 사람들이 마한, 변한, 진한을 모두 통틀어 '삼한'이라고 지칭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초기 마한, 변한, 진한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서는 이를 한전(韓傳)이라고 기재하고 있지, '삼한(三韓)'이라고 기록하고 있지는 않다. 부르는 명칭이 혼재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지금은 삼한이 한국사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도 있으며, 저 당시까지는 고백신 삼국이 각각 부여, 마한, 진한을 완전히 정복하며 중앙집권 체제를 형성하기 이전의 일이다.

요약하자면 삼국시대 사람들은 한반도 중남부의 세 나라를 삼한이라 불렀고, 이것이 후대에 이어져서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을 삼한이라 불렀으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삼한일통을 칭하며 하나의 '한(韓)'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대한제국

조선의 고종은 1897년 10월 12일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바꾸었는데 그 명분은 열강들의 각축에 맞서 자주성을 강조하고자 함이었다. 고종실록이 전하는 '대한제국'의 대(大)는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고 되어 있다.

我邦乃三韓之地, 而國初受命, 統合爲一。 今定有天下之號曰‘大韓’, 未爲不可。 且每嘗見各國文字, 不曰‘朝鮮’, 而曰韓者, 抑有符驗於前, 而有竢於今日, 無待聲明於天下, 而天下皆知大韓之號矣。
우리나라는 곧 삼한(三韓)의 땅인데, 국초(國初)에 천명을 받고 한 나라로 통합되었다. 지금 국호를 ‘대한(大韓)’이라고 정한다고 해서 안 될 것이 없다. 또한 매번 각 나라의 문자를 보면 조선이라고 하지 않고 한(韓)이라 하였다. 이는 아마 미리 징표를 보이고 오늘이 있기를 기다린 것이니, 세상에 공표하지 않아도 세상이 모두 다 ‘대한’이라는 칭호를 알고 있을 것이다.

고종실록 고종 34년(광무 원년, 1897년) 양력 10월 11일 3번째 기사: 시임 대신과 원임 대신 이하의 관리들을 인견하다

'한'은 여전히 한국계 국가들의 별칭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중화제국처럼 한 글자 이름이었기 때문에 청나라와 대등해질 수 있는 최적의 국호였고, '대한'이 새로운 국호로 채택됐다. '한'이라는 명칭도 한국사에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인데, '대한제국'으로 '제'는 붙이기도 하고 안 붙이기도 했다. '대한제국특명의약전권대신', 이런 식으로 풀 네임을 다 쓸 땐 주로 '대한제국'을 쓰고 대개는 '대한국'이라고 쓰는 양상이었던 듯.

위에 인용한 실록 기사의 취지를 보면 대한은 단순히 '위대한 한'이라는 뜻이 아니라, '작은 한'을 통틀은 '큰 한'으로 보아 '대한'이라 부른다는 뜻이다. 중국이 그래 온 것처럼 위대하다는 뜻을 담아 붙이는 접두어'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육당 최남선 또한 1946년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대한이라 함은 한(韓)은 한이지만 옛날 같은 작은 한이 아니라 지금은 커다란 한이라는 뜻을 보인 것이다. 이렇게 '대한'이란 것은 두 자가 다 합해 국가 이름이 되는 것이요, 결코 대명이나 대영과 같이 높이는 뜻으로 대(大) 자를 붙인 것이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도 '대한민국'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한국의 공식적인 국호로 받아들여질 뿐 앞에 '대' 자를 붙였다 하여 한국을 미화하려는 존칭으로 해석되지 않으며, 중국, 일본 등 다른 한자문화권 국가 역시 외교상, 학술상 한국의 공식 국호를 적을 때는 '大韓民國'이라고 정확히 적어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1910년 일본은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후 대한 및 한국이라는 용어를 금지하는 한편,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대해 전 국호인 조선으로 통칭하고 황실을 이왕가(李王家)로 격하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한제국은 잊혀 갔으나 3.1 운동을 통해 대한이라는 국호가 널리 알려지고 상해에 임시정부가 세워지면서 국호가 논의되었다.

1919년 4월 10일 임시정부의 임정 회의에서 신석우가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제안했다. 그러자 여운형이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망했는데 또 다시 쓰기엔 부적절하다고 반대했다. 그러자 신석우가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다시 흥해보자"라고 했고 이 말에 다들 찬성하며 만장일치로(혹은 다수결의 투표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제정이 아닌 공화정'이라는 의미에서 '대한민국'이 된 것이고 이전의 대한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대한제국의 제(帝)는 황제의 나라였지만 그 후의 대한민국의 백성 민(民)은 시민의 나라라는 의미가 생긴 것이다.

1948년의 제헌국회에서도 대한·조선·고려공화국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투표 결과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었다. 30명의 제헌의원으로 구성된 헌법기초위원회에서 국호 결정을 놓고 표결한 결과 대한민국 17표, 고려공화국 7표, 조선공화국 2표, 한국 1표로 대한민국이 최종 결정됐다. 결국 남북 분단 상황에선 북은 '조선'을, 남은 '대한'을 선택해서 이마저도 달라진다.

 

대한민국

  • 그렇게 해서 오늘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정해졌으나, 뒤에 붙는 '민국'이라는 단어는 개별적인 단어로는 공화국에 밀려 사어가 되었다. 이 때문에 요즘 인터넷에서는 '민국'이 '민주공화국'의 약자가 아닌가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민국’은 Republic을 중국에서 번역한 단어이다. 중화민국이 대표적인 예 
  • 국가의 국가대표팀 응원 구호로도 자주 쓰인다. '대~! 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외친 뒤 치는 5번의 엇 박 박수가 특이하고 중요한 부분.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전 국민이 자연적으로 반응하는 응원 구호가 되었다.
  • 월드컵이나 기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한국 팀이 좋은 성적을 냈을 경우 자동차 경적으로 '빵빵 빵빵빵'거리고 2010년에는 부부젤라도 '빵빵 빵빵빵'거렸다.
  • 대한민국의 약칭은 대한(大韓) 및 한국(韓國)으로 정해져 있다. 역본 및 정부령에 따라 정식 영문은 Republic of Korea으로 사용된다.
  •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이라고 얘기하면 현대의 한국만을 지칭하지만, 한국이라고 할 때는 일컫는 범위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한국 역사상의 나라들(고조선~현대 한국까지)을 통칭하는 경우, 둘째는 현대의 한국만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 각종 사회단체의 명칭에는 '대한 OOOO회' 와 '한국 OOOO회'가 거의 같은 비율로 혼용되고 있다.

 

 

국명이 '조선민국'이나 '조선공화국'이었을 경우

  • 만약 한국도 북한처럼 국명으로 '조선'을 채택했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다.
  • 한국에서 북한을 부르는 명칭은 '북조선'이 되었을 것이다. 한자문화권과 외교를 맺었음에도 해당 국가에서 '남조선'이라는 말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된다.
  • 애국가의 후렴 가사가 조선 사람 조선으로 길이 보전하세가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일제 강점기나 미군정 시기에는 이렇게 부르는 경우도 많았다.
  • 한자 약칭이 '韓(한)'이 아니라 '朝(조)' 또는 '선(鮮)'이 된다. 조일통상장정 등의 명칭으로 보아 '朝(조)'가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식', '한류' 등이 '조식(朝食)', '선류(鮮流)' 등으로 불리게 된다. 다만 조식(朝食)의 경우 아침 식사를 의미하는 조식과 한자 표기까지 똑같은 동음이의어가 되기 때문에 구분을 위해 다른 용어가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내수용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자국의 약칭으로 '日~'이 아닌 생뚱맞은 '和~'를 사용하는 것처럼 굳이 조선에 이끌리지 않고 그냥 '韓~'으로 표기했을 수도 있다.
  • '하나의 중국'처럼 '하나의 조선'이란 정치·외교적 수사가 나올 수 있다.
  • 콩고 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의 사례처럼 해외에서 두 국가를 혼동하여 우편, 물류 등에 애로사항이 클 것이다. 사실 이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영어로는 한국, 북한의 차이가 없는 Korea로 사용되기 때문. 그나마 ROK, DPRK로 구분되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일연방공화국(서독)과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을 헷갈리거나 아예 모르듯이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미국에서 USPS로 대한민국에 우편을 보내면 북한으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조선의 국호 정통성을 둘러싸고 한국과 북한의 대립이 더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게 된다.
  • 실제로 베트남어의 대한민국 국명의 이명중에서 "Cộng hòa Triều Tiên"(꽁호아찌에우티엔, 공화조선, "조선공화국")이 있다.
  • '한반도'와 '한민족'을 현재 동아시아 한자권 문화에선 '조선반도', '조선민족(조선족)'이라고 부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 실제로 부르는 것과 같아진다. 중국에서는 한국에서 '한민족'과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개념을 각각 '조선족'과 '중국조선족'으로 구별한다. 즉 중국에서 조선족이라고 하면 그냥 한민족을 의미한다. '중국'조선족이라고 해야 한국에서 말하는 조선족이라는 뜻이 된다.
  • '조선'이라는 단어는 당연히 현재 존재하는 국가를 가리키는 말로 쓰였을 것이므로 이성계가 세운 국가의 이름을 북한처럼 '이조(이씨조선)' 등으로 불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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