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은 프로로서, 사회인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나 자기 관리에 대해서만 조언할 뿐 야구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한다고 한다. 프로와 서는 물론 아마추어 시절 때도 단 한 번도 안 했다고 한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한 마디씩 던지는 위치인지라 엇나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렇게 해 주는 게 맞긴 하는데 이종범 정도 되는 대선수가 그러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이 기사를 읽은 팬들은 모두 현명하다며 감탄했다.
유일하게 야구에 대해서 조언한 것이라고는 타석만큼은 왼쪽에 서라는 것이었는데, 아버지 이종범이 왼손잡이였음에도 우투좌타의 개념이 없었기에 우투우타가 된 아쉬움을 담아 우투좌타로 정착시키게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기록을 넘어설수 있을까?(말도 안 되는 이종범의 기록들)
프로 선수로서 목표는 아버지 이종범의 통산 기록을 넘는 것이라고 한다. 반응은 팬이든 아니든 그거 진짜 힘들 텐데...로 단결. 이종범은 KBO 최강의 1번 타자였던 만큼, 이종범을 넘으려면 15년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줘야 한다.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을 넘으려면 KBO 기록만으로도 통산 1797안타 194 홈런 510 도루 1100 득점 730타점 716 사사구를 넘어서는 성적을 거두어야 한다. 매년 120안타 15 홈런 80 득점 50타점 50 사사구 35 도루를 15년 연속 기록하면 아버지 이종범을 넘을 수 있다.
그마저도 일본 갔다 온 공백기를 제외한 견적이다. 이종범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기록 중 한두 종류만 골라서 집중적으로 성적을 쌓는다고 가정해도 쉽지 않은 기록이지만, 가장 가능성이 점쳐지는 항목이라면 역시 안타와 득점이다. 교타자라는 스타일과 현 페이스를 유지해 전성기를 무탈히 마친다면 2,000 안타 및 1,500 득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타점과 사사구는 비슷하거나 약간 넘을 것으로 보이며, 홈런과 도루는 아직 멀어보인다.
단일 시즌 야수 WAR 1, 2위를 다투는 이종범 최전성기 MVP 시즌인 94년 기록은 4할에 육박하는 타율(0.393, 시즌 1위)에 196안타(1위)[46] 출루율(0.452, 시즌 1위), 19 홈런(시즌 4위), 113 득점(시즌 1위), 84 도루(시즌 1위, KBO 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이며, 그에 버금가는 97년에는 157안타(시즌 2위) 30 홈런(2위) -30 도루(64 도루, 시즌 1위), 112 득점(시즌 1위)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격수로 출전하며 1번 타자로 기록한 것이라 더욱 돋보이는 기록이다.
아버지의 후광으로 생긴 깊은 그늘에 빠지지 않도록 키움 히어로즈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가 가장 잘했던 시즌인 94년의 절반만 한다고 쳐도 10 홈런에 42 도루를 해야 한다. 참고로 2016년 손아섭이 16 홈런 42 도루다. 반만 했는데 KBO 골든글러브를 다툴 수준이다.
ㅡ 2017 시즌 중반 ‘야구 선수 이정후’가 ‘아버지 이종범’에게 띄우는 편지. 한겨레 (인터뷰)
아버지, 저는 지금 고척 스카이돔 라커룸에서 선수단 미팅 준비를 하고 있어요. 아버지도 선수 셨을 때 늘 이런 준비를 하셨겠죠. 행동 하나하나에 아버지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제가 야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야구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라고 반대하셨죠. 3학년 때까지는 기다려 보라고 시간을 주셨잖아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게 야구라고, 잘 생각해 보라고도 하셨고요.
그래도 전 야구가 너무 좋았어요. 아버지가 야구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었거든요. 사촌형(윤형준) 야구하는 데 따라가서 같이 하면 진짜 재미있었어요. 골프도 해 보고 축구도 해 봤지만 야구만큼 신나지는 않았어요. 지금도 야구가 왜 좋은지, 왜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보고 자란 게 야구니까 그렇지 않을까도 싶네요. 야구장에 처음 갔던 생각은 잘 나지 않지만요.
아버지께 “정말 잘할 자신이 있다”라고 다짐하고 야구를 시작했지만 정작 아버지는 “왼손타자를 하라”(이정후는 원래 오른손잡이다) 고만 조언해 주셨잖아요. 다른 말씀은 전혀 안 해주셨고, 기술 같은 것도 가르쳐 주시지 않으셨죠. 감독님, 코치님 지도대로 하라고. 그리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만 하셨죠. 그래도 전 하나도 안 섭섭했어요. 아버지는 그냥 우리 아버지니까…. 나름 많이 참으셨던 것도 알아요. 하긴 제가 귀담아듣지 않았던 것도 있는 것 같네요.
아버지는 제가 경기에서 못 하거나 잘하거나 집에 돌아오면 항상 “잘했다”라고 칭찬과 격려만 해주셨잖아요. 생각해 보니 야구 시작하고 지금껏 아버지께 야구로 혼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알고 계셨던 거죠. 경험 상 경기를 망치면 가장 속상한 게 선수 본인 자신이라는 것을. 승부 근성은 아버지보다 더 강하다고 늘 주변에 말씀하셨으니까 제 마음을 헤아리셨던 거겠죠.
“잠 많이 자고 밥 많이 먹어라.” 프로에 입단한 뒤 아버지가 유일하게 강조하신 말씀이죠. 144경기를 치르려면 가장 중요한 게 체력 관리, 컨디션 관리라고. 그래서 경기에 져서 분하고 화나고 그래도 잠은 꼭 많이 자려고 해요. 몸무게도 4년 내 90㎏(지금 78~79㎏)까지 늘리려고요. 그래야 타구에 힘이 실릴 테니까요. 지난겨울에 그랬던 것처럼 비시즌에 하루 6끼 먹어야죠. 그러니까 아버지도 고기 많이 사주셔야 해요.
어릴 적에 아버지가 가끔씩 하셨던 말씀이 기억나요. 아버지는 집이 가난해서 ‘헝그리 정신’으로 야구를 했다고. 사실 그때는 어려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몰랐어요. 지금은 그게 가족을 위해 선택한 아버지의 길이었다는 것을 잘 알지만요.
한 달간 1군 경기를 뛰어보니 프로라는 세계가 얼마나 힘든 곳인지 알게 됐어요. 처음 야구 선수가 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걱정했던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 것 같고요. 그런데 아세요? 이제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조금씩 알 것 같다는 것. 아버지가 프로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리고 그라운드로 뛰어 나가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감이 와요.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은 모두 부모님 덕분입니다. “아버지처럼만 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지만 사실 아버지의 야구 명성은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바람의 손자’가 아닌 ‘야구 선수 이정후’로 한 번 당당히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일희일비도 하지 않으려고요. 그게 아버지를 닮아 같은 길을 가려는 제 나름의 방식입니다. 어머니께는 문자로 가끔 말씀드린 것 같은데 아버지께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것 같네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아들 정후 드림
2017년 11월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에서 사상 최초로 부자 동반 태극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후는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이 일찍 실현됐다. 정작 야구장 안에서만 아버지를 봤다. 도쿄 숙소 내 방에 단 한 번도 안 오셨고 카톡으로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기뻐했고, “이번에 한 번 이뤘다. 앞으로 자주 했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하면서 1루에서 아버지가 내 장비를 받아주실 때 신기했다. 사인을 잘 보라고 하셨다. 우리가 뒤에 있다고 하셨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를 이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
동일 종목에서 대를 이은 아시안 게임 금메달리스트이다. 아버지인 이종범이 2002 부산 AG 야구 대표팀 소속으로 금메달을 땄고, 16년 후 그 아들인 이정후가 선동열호에 속해서 자카르타 팔렘방 AG 야구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는 아버지인 이종범이 코치로 참가해서 더욱 뜻깊은 대회가 되었다. 참고로 모자 금메달리스트인 황재균은 어머니가 테니스 선수여서 동일종목까지는 아니었다. 이종범-이정후 부자와 같은 경우가 있다면 여홍철-여서정 부녀의 케이스다.
병역
병역문제는 선동열호에 승선해 자카르타 팔렘방 AG 야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를 받게 되면서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었다.
훈련소 안에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4주 생활했지만 제가 4주만 훈련하고 마쳐도 되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현역 군인들에게 대한 고마운 마음, 그리고 존경심이 생겼다. 시간을 잘 보내고 온 것 같다.
ㅡ 이정후 훈련소 퇴소 인터뷰
그리고 2018년 11월 15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이정후는 훈련병으로 교육을 받았으며, 12월 13일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수료한 뒤 퇴소하였다. 이날 아버지 이종범이 마중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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